드클레랑보 증후군의 정의, 실제 사례, 언론에서의 묘사

드클레랑보 증후군(De Clérambault's Syndrome)은 누군가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믿는다는 것은 일종의 망상입니다. 일반적으로 도끼병이라고도 합니다. 평범한 여자와 모든 걸 다 가진 남자의 사랑 이야기, 순정 만화나 드라마의 설정 등 누구나 착각을 할 수는 있으나, 착각의 범주를 넘어선 정신질환을 의심할 정도의 행동을 보이는 것이 바로 이 증후군입니다. 

 

드클레랑보 증후군(De Clérambault's Syndrome)의 정의

드클레랑보 증후군(De Clérambault's Syndrome)은 1921년 프랑스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가에탕 가시앙 드 클레랑보(Gätan Gatian de Cléambault)가 붙인 병명으로, 이 사람에 의해 처음 출판되었고, 에로토 마니아 또는 에로토 마니아라고도 불리기도 하며 일명 도끼병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 증후군은 주로 조현병, 망상장애, 조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주요 증상은 자신보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자신과 연락이 없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연예인이 몰래 자신을 사랑하고 남도 모르게 비밀 신호를 보낸다는 생각 등 대상 이성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예를 들어 많은 팬들이 모여 자신을 보고 미소 짓는 장소에서 한 연예인이 예의 바르게 미소 지었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이 화가 나서 거절해도 '의도적으로 차갑게 대하는 것'이나 '남들이 우리 관계를 눈치채지 못하도록 부끄러워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결혼했든, 연인이 있든, 무엇을 하든 결론은 '그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무서운 자기 정당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짝사랑이라면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지지만, 이 증후군에 걸린 환자는 상대방이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거나, 더 심해지면 자신을 유혹하거나 스토킹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불쾌하고 짜증 나고 무섭다는 기분이 들게 되는 질병입니다. 

 

해당 증후군의 실제 사례

가장 유명한 사례는 영국 국왕이었던 조지 5세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50대의 프랑스 여성 환자였습니다. 그녀는 조지 5세 국왕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며 버킹엄 궁의 커튼이 흔들리는 것을 국왕이 자신에게 보내는 메세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런던에 머물 호텔이 없는 것을 왕 탓으로 돌리는 등 심각한 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정작 조지 5세 국왕은 그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유명 연예인의 연인이라 주장하며 스토킹 하는 사건들이 바로 그 예입니다. 지난 2017년 배우 문채원은 인터넷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이 그녀의 남자친구라는 글을 올린 악성 누리꾼을 고소한 바 있습니다. 붙잡힌 40대 남성은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었습니다. 올해 1월에는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의 나연을 자신의 여자친구라고 이야기하며 스토킹 한 독일인 남성이 소속사 JYP로부터 형사 고발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남성은 트와이스가 일본 스케줄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하는 비행기에 동승해 나연에게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큰 소란이 일었고 소속사는 나연의 신변 보호를 요청하기도 하였습니다.  

 

언론에서의 묘사

해당 증후군은 스폰지 방송으로 대대적으로 방영된 이후, 인터넷에서는 망상에 빠져 가상의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병이라고만 알려져 있습니다만 스펀지 방송은 조금 과장된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로 가상 캐릭터가 아닌 실제 사람에 대해서도 망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원래 드클레랑보 증후군의 망상 대상이 되는 상대는 대부분 실재합니다. 조커 영화의 주인공 아서 플렉은 어느 날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웃 싱글맘을 만나 한동안 여성과 관계를 가졌다는 망상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여자와의 관계는 단순한 망상일 뿐, 이웃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깨어나기 전까지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또 아서 플렉의 어머니 페니 플렉은 토마스 웨인에게 망상을 품고 있었다고 묘사됩니다. 이언 매큐언 작가가 쓴 심리 서스펜스 로맨스 소설 <견딜 수 없는 사랑>에서는 열기구에서 사람이 추락해서 죽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이야기는 사건의 장치에 불과하고 그 안에서 이 증후군으로 인한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이 등장합니다.   

이언 매큐언 작가의 <견딜 수 없는 사랑> 속에 나오는 드클레랑보 증후군

짝사랑은 아름다운 아픔이나, 망상으로 인한 스토킹은 괴상한 괴로움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