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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력이 유독 강조 되는 한국 문화의 특징

한국 문화에서는 '정신력'이 특히나 강조되는 것을 시사하는 여러 기사와 연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 대학생의 정신 건강 문제 유병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고, 학업 스트레스/경쟁/자기 통제 문화와 같은 요인이 이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한' 개념은 정신력의 예로 자주 인용됩니다. 한은 세대를 거쳐 전해져 내려온 깊은 슬픔, 원한, 억울함을 말하며 한국 문화를 정의하는 특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부정적인 힘으로 보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힘과 회복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또한 한국 사회는 학업 성취와 성공을 중시하기 때문에 개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인한 정신력을 요구하는 고압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정신력은 많은 문화권에서 중요시 되지만, 다양한 사회적 요인과 문화적 신념으로 인해 한국 문화에서는 특히나 더 강조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치료해야 할 질병입니다

유독 현대인의 고질병이다 마음의 감기와도 같은 것이다 하며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쉽게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더 심화된 것 같기도 하구요. 그렇다고 해서 우울증은 감기처럼 짧은 시간 내에 완치가 되는 병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앓다 보니 흔한 병, 약한 병으로 여길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흔하게, 가볍게 여길 병은 아닙니다. 우울증은 몸과 마음이 심하게 무기력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활이 힘들 정도의 큰 고통을 수반하기도 합니다. 원인이 무엇이었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신경 정신과'나 '정신 병원'이라는 단어가 주는 벽은 더 이상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신과는 특히나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고, 우울감을 일으키는 호르몬 분비를 높여주는 영양제까지도 등장하고 있는 현 상황입니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무기력하고 슬픈 감정에 빠져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보통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우울하고 슬픈 감정을 비롯하여 좌절, 죄책감, 고독감, 절망감 등과 같은 고통스러운 정서 상태가 지속되며 자주 눈물을 흘리거나 비관적인 생각이 증폭 되는 등의 현상이 생깁니다. 그러니 당신이 우울증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 할 때에는 말을 조심 해야 합니다. 특정한 발언이나 질문은 의도치 않게 해로울 수 있고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럼, 어떤 말들을 조심해야 할까요? 꼭 하지 말아야 할 5가지 말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힘내!

우울증 환자에게 가장 힘든 것은 다름이 아닌 바로 '힘을 내는 일'입니다. 지속되는 스트레스와 좋지 않은 상황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뇌에서 감정, 수면 등의 조절을 맡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와 행복에 관여하는 엔돌핀의 분비가 잘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힘을 낼 수 없을 정도로 지쳐버린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 보다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와 그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는 열린 태도가 더욱 의지가 될 것입니다. 

#2. 우울할 일이 없잖아~

이 발언은 그 사람의 감정을 무효화하며, 그들의 우울증이 불필요하거나 과장된 것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울증은 상황과 관계 없이 누구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실제 병이며, 그것을 경시해서도 안 됩니다.

#3. 과장해서 생각하는 거 아닐까? 너보다 힘든 사람도 많아. 

이 발언은 그 사람의 우울증이 가짜이거나 관심을 끌기 위해 과장된 것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울증은 진지한 질병으로, 진지하게 대해야 합니다. 또한 남과 비교하는 것은 누구에게든지, 어떤 상황에서든지 긍정적 효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비교의 게임'은 보통 정상적인 사람이라도 '내가 남보다 못하구나'라는 자괴감에 빠지게 만드는 일입니다. 우울한 마음은 바로 '자신을 못났다고 여기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니 우울증 있는 사람에게 '너보다 힘든 사람도 많아'라고 상황을 비교하게 만드는 말은 부정적 사고와 증상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그러니 '왜 자꾸 남들과 비교하는 것일까?'라는 자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우울감이 가진 원인에 대해 좀 더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게 말입니다. 

#4. 그냥 기분 좋게 하면 돼! 긍정적으로는 생각해봤어?

이 발언은 그 사람의 우울증이 선택이며, 그들이 그저 행복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한 정신 질환이지, 단순히 행복을 선택해서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긍정적인 생각은 도움이 될 순 있지만, 우울증에 대한 만병 통치약은 아닙니다. 그리고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은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우울증은 정신 건강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복잡한 질환입니다. 그리고 매우 무기력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책망하고 스스로를 자기비하 하기도 합니다. '지금 잠깐 아픈거야, 괜찮아 질거야, 내가 힘든 게 많았구나, 지금은 쉬어가는 때인가보다'라는 여유로운 생각을 하기가 어려운 상태인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권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그냥 깨어나면 돼. 그건 의지의 문제야.

이 발언은 그 사람의 우울증이 그저 일시적인 기분일 뿐이며, 그것을 단순히 깨어나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목표를 이루지 못한 사람에게 '네 노력이 부족해서 못한거야'라는 말을 한다면 상대방의 기분은 어떨까요? 현재를 이겨 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울증 환자에게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 니가 좋게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해서 너의 삶이 힘든 것이다'라는 말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울증은 치료와 지지가 필요한 실제 질환입니다. 

전반적으로 당신이 우울증을 가진 사람과 대화를 할 때에는 '공감, 이해, 그리고 듣기를 위한 의지'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거나 조언을 주는 것 보다는 그냥 그들 옆에 있어주고 지지를 제공하는 것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때로는 직접적인 위로보다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것..

얼마 전, 트와이스라는 걸그룹의 정연님이 우울감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인터뷰한 내용이 떠오릅니다. 

"정연아 힘내, 정연아 할 수 있어" 라는 위로나 격려의 말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가장 필요할 때 단지 옆에 있어줌으로 진심 어린 지원과 사랑을 보여주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플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어찌보면 위로일텐데, 놀랍게도 그녀들은 정연을 격려하는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입으로 이야기 하는 위로 대신에 트와이스 멤버들은 정연의 공백기 동안 기다려주고 다시 돌아와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죠.  

가장 우울증 걸린 사람의 마음을 잘 표현한 것 같았던 미드 장면

<지니&조지아 - 넷플릭스>의 마커스 역 우울증 증상

'문제는 나라는 걸 안다.
난 뭔가 잘못됐고 그 사실이 날 지치게 한다.
지긋지긋하고 힘들어서 견딜 수가 없다.
온통 어둠 뿐이고
존재하는 것조차 힘들어서 무의 세계로 가라앉고 싶어진다.
아무도 날 찾지 않고 웃거나 말하거나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곳
어쨌거나 익숙하다 전에도 겪어봤고 벗어난 적도 있으니까
하지만 벗어나는 과정은 기억속에 어렴 풋이 남아 있는 그런 방이 된다
그래서 두렵다.'
(이 장면을 볼 때는 마치 깊은 물 속으로 푸욱 한없이 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